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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전체 글 (37)
알쓸복잡(알고보면 쓸데없는 사회복지 잡생각)
헌법 제34조 제2항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 제2항의 내용이다.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적혀 있는데 이 두 조항을 이어서 보면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위해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으로 정리된다. 단어 하나하나 모두 좋은 말이긴 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내용이 너무 두루뭉술하다는 생각도 들고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헌법에서 말하는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사회보장은 무엇이고 사회복지는 또 무엇일까? 이 둘은 다른 것인가? 직업이 사회복지사인 나도 사실 당장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다. ..
사회복지가 내게 묻다 ‘사회복지란 무엇인가?’ 요즘 내 머리 속을 꽉 채우고 있는 (현재로서는)쓰잘머리 없는 생각이다. 마치 사춘기 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했던 것처럼 잘 다니던 복지관을 그만두고 백수가 된 요즘 귀를 막아도 자꾸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빙빙 맴돈다. (설마 백수의 강박증상은 아니겠지?ㅠ) 이제 내 나이도 사십이 넘은 마당에 이러한 황당한 자기물음을 하는 것을 보면 사춘기가 아니라 사십춘기 증상인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러한 증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사회복지 일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단순히 스스로 사회복지를 지식으로 갈망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어느 날 문득 사회복지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고 해야 할까? 결국 나는 지난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혀 ..
전 세계가(아니 지구가) 코로나-19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방역 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을 만큼 정부와 의료진들이 잘 대처해준 덕분에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는 분위기다. 또 지난 몇 개월 동안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온 국민이 함께 부단히 노력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그간 고생한 공무원들과 의료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던데, 나도 이참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인사를 드려야겠다. #덕분에 감사했습니다. 이번 코로나-19처럼 예상치 못한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매뉴얼이 아닐까 싶다. 매뉴얼은 사전에 미리 재난상황을 가정하여 분야별 담당과 책임을 ..
미국에서 시작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강연회는 각 분야에서 유명한 인사와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초대되어 18분 이내의 짧은 강연을 펼친다. 강연에 초대 받은 사람 중에는 영화배우에서부터 노벨상 수상자, 전직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유명 인사들이 출연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CEO인 데릭 시버스(Derek Sivers)의 3분짜리 TED 강연이 끝나자 청중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 이 짧은 강연이 사람들을 어떻게 감동시켰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데릭 시버스는 '운동을 시작하는 방법(How to start a movement)'이라는 주제로 강연시간 내내 한 편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
1954년 4월, 25살의 아일랜드 출신 한 젊은 신부님이 제주도를 찾아왔다. 당시 제주도는 6.25전쟁과 제주 4.3의 아픔이 체 가시지도 않은 터라 사회혼란과 기근으로 처참함 그 자체였다. 타국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푸른 눈의 외국인 신부님은 이 척박한 땅에서 제주도민의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한 가지 묘책을 생각해 낸다. 그는 당장 인천으로 달려가 새끼를 품은 암퇘지 한 마리를 구입해 제주도로 가져왔다. 돼지가 자라 새끼 10마리를 낳자 신부님은 아이들에게 돼지를 나눠주며 돼지가 새끼를 낳으면 한 마리만 돌려달라고 말한다. 훗날 이 돼지는 해마다 3만 마리를 생산하는 동양 최대의 양돈목장의 씨앗이 된다. ‘푸른 눈의 돼지 신부’라는 별명으로 불린 J.맥그린치 신부님(한국명 임피제, Patrick J..
최근 대한민국 사회복지계는 정부에서 추진준비 중인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정책이 뜨거운 감자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며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커뮤니티 케어’ 즉, ‘지역사회 통합 돌봄’ 정책을 발표했다. 그 첫 단추로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하여 선도 사업을 실시하고 2026년부터는 보편적으로 정책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커뮤니티 케어 정책이 시작될 당시 정책의 취지와 선도사업의 진행방향을 설명하는 정책설명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미래 사회복지혁신 정책을 발표하는 복지부 공무원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확신..
2020년 3월,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다급하게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WHO의 팬데믹 선언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공항을 폐쇄하거나 비행기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보다 한 발 빠르게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덕분에 세계적으로 방역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100일 정도 남겨 둔 시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이 정치적으로 이슈화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금방이라도 끝날 것 같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2년 동안 지속되다보니 사람들도 많이 지쳐있기도 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도 이제는 익숙해진 탓에 (..
2020년 4월 1일, 우리나라 소방관들이 전부 국가직 공무원으로 일괄 전환됐다. 코흘리개 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장래희망으로 꿈꿔봤을 그 소방관이 다 같은 소방관은 아니었나 보다. 우리나라 소방관(소방공무원)들은 1973년 지방공무원법이 제정된이래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되어 있었다. 전체 소방관의 1.3%인 600여명 정도만 국가직이고 나머지 98.7%는 모두 지방직 소방관들이었다. 그동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소방관이 원래 국가직인 줄로만 알았지 알고보니 주변에서 자주 보는 소방관들은 전부 지방직 소방공무원이었던 것이다. 소방관들의 국가직 전환을 놓고 일각에서는 소방관이 불을 끄는데 국가직이냐 지방직냐가 그렇게 중요한가에 대해 회의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일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