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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회복지 (30)
알쓸복잡(알고보면 쓸데없는 사회복지 잡생각)
사회복지사는 전문가인가? “사회복지사는 전가인가?”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당연히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속으로는 ‘그런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나 스스로는 항상 사회복지사가 전문가라고 다짐하며 살고 있지만, 막상 인터넷에서 설문지를 작성하거나 회원가입을 할 때 직업란에 전문직으로 표시해야 할지 서비스업으로 표시해야 할지, 그것도 아니면 기타란에다가 “사회복지사”라고 주관식으로 써야 할지 망설여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더군다나 나는 삼수에 걸쳐서 그 어렵다는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 합격했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을 때가 많다. 나는 10년이 넘도록 사회복지사로 살았지만 지금도 스스로 전문가라는 확신이 들지 않아 슬픈 자괴감이 드는 요즘이다. ..
현대인들은 하루 평균 10장 이상의 사진을 찍고, 또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하루에 50장가량 본다는 통계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SNS인 Facebook 한 곳에만도 1초에 4,000장씩 매일 3억5,000만 장 이상의 사진이 새롭게 업로드된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우리의 삶은 매일 수많은 사진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람들은 그렇게 기뻐도, 슬퍼도, 즐거워도, 우울해도 사진을 찍는다. 심지어 직장에서도 사진을 찍는 것은 일종의 기록물로 중요한 업무 중에 하나다. 사진을 찍고 싶어서 찍는 사람, 찍고 싶지 않아도 찍어야 하는 사람, 그렇게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매일매일 사진을 찍고 또 찍는다. 나도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지난 10년 동안 찍은 사진만 ..
2017년 여름, 제주도에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바뀐 버스노선 때문에 제주 사람들끼리 시끌시끌했던 일이 있었다. 고작 버스노선이 바뀌는 게 별거냐 싶겠지만, 제주도에서 평생을 산 제주 할망들에게는 수십 년을 오일장에 갈 때 타고 다닌 버스가 하루아침에 바뀐다는 것은 고작 버스 번호가 바뀌는 정도가 아니라 세상이 바뀌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안 그래도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제주도 사람들인데 새로 생기는 환승 정류장이니 버스전용차선이니 교통복지 카드니 하는 것들은 더더욱 낯설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버스노선 개편에 대한 제주도청의 의지도 강했다. 제주도는 수년 동안 급격하게 늘고 있는 제주도의 인구증가와 관광객의 증가에 따른 교통체증 해소와 주차난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그렇게 찬반이 ..
2018년 8월, 국회에서 사회복지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종교법인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종교행위를 강제할 수 없다.’는 내용을 신설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과연 이 법이 통과될까?’하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마음으로 국회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식을 들은 지 채 두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법안을 발의한 11명의 국의의원 전원이 돌연 법안을 자진 철회하면서 나의 반쪽자리 기대는 한 순간에 무너지고야 말았다. 그 당시에 나는 또 속으로 ‘그럼 그렇지.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뀔 리가 있나... 쯧쯧’하며 혀를 찼던 기억이 ..
수많은 이해관계 속 복지와 정치 스마트복지관이 마을회관으로 이사 온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어느 날, 한 낯익은 정치인이 복지관을 찾아왔다. 그 날은 특별한 기념일도 아니고 선거철도 아니었는데 정치인이 제 발로 찾아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더군다나 스마트복지관은 이용자가 드나들지 않는 비현실적인(?) 그런 복지관이 아니던가. 그래서 연락도 없이 방문한 연유를 물어봤더니 그 정치인은 멋쩍은 표정으로 ‘마을을 지나다 우연히 스마트복지관 보람판을 보고 궁금해서 무작정 올라와 봤다’고 했다. 나는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와 마주앉아 스마트복지관의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꾀나 진지해 보였다. 스마트복지관의 취지와 비전을 얘기할 때는 스스로 가슴 벅차했고, 대한민국의 사회복지 현실을..
중국역사상 가장 오랜 분열과 혼란의 시기를 우리는 춘추전국시대(B.C.770~B.C.221)라고 일컫는다. 춘추전국시대는 춘추(春秋)시대와 전국(戰國)시대를 아울러 표현한 것이다. 춘추시대는 기원전 770년 주나라 유왕이 견융의 공격에 죽고 천도한 뒤 진나라가 한나라, 위나라, 조나라의 삼국으로 분열한 기원전 403년 이전까지를 말하고, 전국시대는 그 이후부터 진시황이 삼국을 통일한 기원전 221년까지를 가리킨다. 춘추전국시대에는 기존의 가치가 무너지고 전쟁이 일상화 되었으며 약자의 삶이 짓밟히는 절망의 시대였다. 반면에 새로운 문화가 보급되고 학문과 사상이 발전하는 등 절망의 어둠은 오히려 새로운 생각에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전국시대 필자가 제주도에 내려와 스마트복지관이라는 새로운..
헌법 제34조 제2항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 제2항의 내용이다.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적혀 있는데 이 두 조항을 이어서 보면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위해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으로 정리된다. 단어 하나하나 모두 좋은 말이긴 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내용이 너무 두루뭉술하다는 생각도 들고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헌법에서 말하는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사회보장은 무엇이고 사회복지는 또 무엇일까? 이 둘은 다른 것인가? 직업이 사회복지사인 나도 사실 당장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다. ..
사회복지가 내게 묻다 ‘사회복지란 무엇인가?’ 요즘 내 머리 속을 꽉 채우고 있는 (현재로서는)쓰잘머리 없는 생각이다. 마치 사춘기 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했던 것처럼 잘 다니던 복지관을 그만두고 백수가 된 요즘 귀를 막아도 자꾸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빙빙 맴돈다. (설마 백수의 강박증상은 아니겠지?ㅠ) 이제 내 나이도 사십이 넘은 마당에 이러한 황당한 자기물음을 하는 것을 보면 사춘기가 아니라 사십춘기 증상인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러한 증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사회복지 일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단순히 스스로 사회복지를 지식으로 갈망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어느 날 문득 사회복지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고 해야 할까? 결국 나는 지난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혀 ..